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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REPORTISSUE

2021 [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⑬] 황룡강 축제 - 무등일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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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0-25
입력 2021.08.04. 13:44김봉일 기자

노란꽃잔치 감성여행빈센트의 그림 五話園 조성
101일부터 하루간 개최미지수

자연·생태·환경·힐링축제 캐치프레이즈

2019 방문객 100만명…300억원 수입

주민들 열정과 장성군 마케팅의 합작품

전남도, 2018·2019 대표축제 선정



가을이 살포시 내려온 황룡강가가 그립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하늬바람이 그립기도 하지만 빨강과 노랑, 하양과 분홍, 보랏빛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왈츠를 추는 듯 하늘거리는 그림 같은 풍경이 더더욱 보고 싶은 황룡강변이다.

지난해처럼 황룡강 노란꽃잔치가 열리지 않으면 어쩌나. 코로나19와 가마솥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마음은 벌써 올가을 황룡강 노란꽃잔치에 쏠려있다.

지난 5월 황룡강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황룡강 (洪)길동무 꽃길축제 역시 코로나19로 취소됐던 기억을 안고 있어서일까.

장성군은 목하 고민 중이다. 올 가을 노란꽃잔치(10월1일~10월11일) 성사여부를 놓고 어떻게 하면 모두가 바라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지 묘안을 짜고 있다.

아마도 요즘 같은 코로나 상황이 이어진다면 녹록지 않을 듯 싶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오프라인 축제들도 줄지어 무산되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장성군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은 채 2개월 남짓 남아있는 황룡강 노란꽃잔치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오화원(五話園)을 주제로 황룡강 일원에서의 감성여행을 추진하면서 말이다.

이른바 장성의 사계절과 빈센트의 작품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정원을 마련한다. 황룡강 상류인 황미르랜드에서부터 하류에 이르는 제2황룡교까지의

편도 3.2㎞ 강변에 백일홍과 황화코스모스, 해바라기, 핑크뮬리, 천일홍 등이 만개하는 마법의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장성군이 추진하는 이야기 정원은 황룡강변 다섯 군데에 빈센트의 그림설명과 함께 푯말을 세워두고 푯말을 닮은 꽃들로 채우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그림 꽃밭이다.

우선 일화원(一話園)은 빈센트의 '해바라기' 작품과 함께 푸른 물결 황룡강의 아름다움에 반해 내려온 황룡이 황금빛 해바라기와 연꽃으로 피어나는 '물빛정원'으로 조성한다.



이화원(二話園)은 빈센트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소재로 글과 학문의 문불여장성, 화불여황룡강으로 성장한 '꽃빛정원'으로 그려낸다.

삼화원(三話園)은 빈센트의 '씨 뿌리는 사람'을 모티브로 한 영원하고 강렬한 옐로우시티만의 행복한 정원을 만드는 '햇빛정원'으로 구성한다.

사화원(四話園)은 빈센트의 작품 '밤의 테라스'를 모태로 황금빛 햇살에 물들었던 황룡강이 달빛으로 어둠을 비추는 '달빛정원'으로 만들어진다.

마지막 오화원(五話園)은 빈센트의 '올리브 과수원의 두 여인'을 거울삼아 황룡강 르네상스로 결실을 맺는 '별빛정원'으로 마무리한다. 물빛정원은 희망을 표현하고,

꽃빛정원은 사색을, 햇빛정원은 행복을, 달빛정원은 꿈을, 별빛정원은 미래를 아로새기는 이미지메이킹 작업을 통해 옐로우시티 장성군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노란꽃잔치를 연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탐스럽고 예쁜 수국과 무지개 의자 포토존, 그믐달 포토존, YOU & I 가든, 하늘 향해 구멍이 숭숭 뚫린 돔형의 로톤다(Rotonda) 전망대, 쪼그만 풍차, 귀엽고 앙증맞은 하트 형상,

이국적 분위기가 풍기는 오두막, 각종 커피와 음료수 그리고 다양한 와플을 파는 뽀글이 맛집 등등. 노란꽃잔치가 벌어지는 황룡강가의 화려한 모습이다.



자연과 생태, 환경과 힐링축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시월의 노란꽃잔치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성군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림 공연, 비대변 축제 프로그램 운영,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등의 다양한 특산물 판매방법 도입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구상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의 경우는 온오프라인 축제를 정상 운영하고, 2단계에서는

온라인 가을꽃 전시회로 전환하면서 온라인축제만 개최할 방침이다. 3~4단계의 경우는 아예 축제를 취소한다는 지침을 세워 놓았다.

장성군 문화관광과 곽희영 축제팀장은 "20명으로 구성된 장성군 축제위원회가 오는 10월1일부터 열하루간의 일정을 마련했으나 올 들어 영암 왕인문화축제, 전북 부안 마실축제,

경남 남해 한우축제 모두가 코로나19로 행사장 없이 온라인과 드라이브스루 방식 등으로 진행했었던 만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다소 유보적"이라며 "일단 노란꽃잔치가 차질없이

개최된다는 계획아래 준비는 철저하게 하되 계속적인 모니터링과 회의를 통해 슬기롭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지난 2015년 10월 중순께 열 이틀간의 축제기간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까지 해마다 10월이면 개최되다 지난해 코로나19사태로 중단됐다.

2019년의 경우 짜임새 있는 꽃길 조성과 테마정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힘입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냄으로써 100여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았다.

특히 2천600여 마리의 앵무새와 공작새와 토끼, 병아리, 아기 타조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앵무새 특별체험관을 만들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장성군은 또 축제기간 중 '황금요리경연대회'를 개최, 지역특화 음식을 발굴하는 한편 노란꽃잔치와 지역상권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역화폐인 '장성사랑상품권'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발행 기념 10% 할인행사로 앵무새 특별체험관, 전동열차 등 체험 프로그램 이용 시 할인이 적용되는 등의 혜택을 누리게 했다.

축제장 이외의 등록된 1천여개 점포에서도 상품권 사용을 가능토록 하는 시스템으로 관광객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장성역~황룡강 구간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 KTX 이용객과 연계하는 등 방문객 입장에서 준비한 각종 편의시설과 교통 편의로 호평 받았다.



특화된 아이디어와 방문객들에 대한 배려 덕분인지 100여만명 중 90여만명이 외지 방문객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효과도 300억원으로 파악돼 경이로운 성공이었다.

노란꽃잔치가 지자체 최초로 도시 브랜드 컬러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옐로우시티 장성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장성공원에서 열렸던 첫 회는 사실 소규모 꽃축제에 불과했고,

이듬해 황룡강으로 옮기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이런 결실이 맺어지기까지는 주민들의 열정과 장성군 마케팅의 합작품이었다.

누군가 채근하지 않아도 주민들 스스로 나서 잡풀만 가득했던 황룡강을 10억송이 꽃이 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꽃강'으로 탈바꿈시켰다.

전남도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전남의 대표축제에 선정하기도 했다.

가을이 오면 꿈결 같은 황룡강 노란꽃잔치 꽃길에서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며 마음껏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됐으면 정말 좋겠다.

코로나19가 맥을 못 추는 그 날, 봄에는 황룡강 (洪)길동무 꽃길축제에서 붉은 꽃 양귀비와 수레국화, 안개초와 대화를 속삭이고,

가을에는 황룡강변을 거닐며 노란꽃잔치에서 백일홍과 천일홍, 황화코스모스, 핑크뮬리와 추억을 만들어내는 만남을 가졌으면 참 좋겠다.

김봉일기자 amazingreporter@mdilbo.com·장성=최용조기자